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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

by jammie-h 2026. 5. 28.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겪어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아픔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그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바라며 숨을 참고 있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뜻이라고.

 

그런데 이 문장은 나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할미는… 네가 아파서, 마음이 아파.”

 

할머니의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던 날,

나를 보자마자 할머니가 처음 하신 말씀은

“니 누구고?”였다.

“할머니, 저 덕규예요.”라고 하자, 

그제야 눈물을 보이시며

“아이고… 우리 덕규 왔나…”라고 

하셨다.

할머니의 울음에 큰 이모도 함께 우시며

“다른 손주들은 아무도 못 알아보면 덕규는 알아보네…”라고 말하셨다.

밥은 먹었는지 오는 데 힘들진 않았는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대화들을 잠깐 나눴을 뿐인데,

할머니는 문득 “이렇게 착하고 잘생긴 놈 다치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하셨다.

 

그 일도 벌써 10년 전의 일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할머니 마음을 덜어드리고 싶어서 서투르게나마 위로하려 했다.

“할머니, 줄기세포 맞으면 나 나아서 걸을 거래. 그리고 크지 못한 만큼 키도 클 수 있대.

그러니까 나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세요.

지금 좋은 마음으로 만나고 있는 여자도 있는데 잘되면 소개시켜줄게"

그때도 할머니는 똑같이 말씀하셨다.

“이렇게 착하고 잘생긴 놈 다치게 해서 미안하다…”

그 말은 그때의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때의 나는 나를 안으면 안을수록 상처만 주는 존재인 선인장이기에 누군가를 사랑하면 안된다는 마음이 생겼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존재다.

그렇게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 말에 제대로 답할 수 있었다.

“할머니, 나도 할머니 하고 같은 마음이야.

나도 늘 죄인의 마음으로 살아왔었어.

근데 그게 그리 좋은 마음은 아니더라.

우리 서로 미안해하기보다… 고마워하자.

난 할머니가 너무 좋아.”

할머니는 조용히 우시며

“고맙다… 고맙다…”라고 하셨고,

나는 그저 할머니의 손을 잡아드리며 웃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던 할머니가 떠났다.

 

옥이는 할머니가 나에게 보내주신 천사이기에 포기하지 말자.

반드시 할머니 산소에 옥이 데리고 가서 할머니에게 소개 시켜 줄 거야.

"마음 만큼 소중히 대해주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러지 못하는 거 같아.

그럼에도 늘 내 곁에 있어준 사람이었어

할머니에게 제일 소개 시켜 주고 싶었던 사람이야.

할머니 늘 나만 보면 울었었잖아.

이제는 웃고 있을까?

할머니가 주신 선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데 할머니 손주가 아직 너무 부족해서 그러지 못하고 있어.

할머니, 옥이 행복하게 도와주라.

내가 더 많이 노력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