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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편지

by jammie-h 2026. 5. 22.

지나고 보니 내 마음속에는 분노가 있었다.

너희가 배신한 우리에게 그날의 선택을 후회하도록 만들기 위해 다시 잘 살려고 했었다.

나의 삶의 목적엔 내가 아닌 타인들이 있었다.

복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나의 사랑에게도 해를 끼쳤다.

이해보단 다툼을,

서운함을 짜증으로,

맞춰나가자는 마음은 통제적인 언어로.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대하기도 부족한 마음인데 그런 마음을 왜 키웠나 싶다.

 

내 마음속에는 늘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다.

곁에 찾아온 사랑을 언젠간 떠날 사람으로 치부하며 불안해하며,

그럼에도 상대가 너였기에 작은 희망을 안고 다가갔었다.

그 다가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어린아이 같았다.

사랑을 주기보다 확인받고 싶어 했었고,

나를 이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었고,

나의 사랑은 투정일 뿐이었고,

사랑한다는 나의 태도는 기대는 마음뿐이었다.

사소하고도 사소한 1000원짜리 젤리에 웃으며 사랑한다는 눈빛을 보내던 사람.

음식을 잘라 한 입 주는 것만으로도 옆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즐거워하는 여리고도 맑은 아이 같은 사람.

싸우고 난 뒤에는 늘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

그런 너에게 나는 얼마나 어린아이 같았을까?

 

내 마음속에는 나를 지탱하는 마음이 있었다.

'앞으로 나의 삶엔 특별히 기쁘거나 행복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더 이상의 이런 아픔과 슬픔은 오지 않았으면...'

그러면서도 현실이라는 이름하에 내가 만든 자격지심까지.

이런 마음으로 너를 대했으니 너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기댈 수도 없고 불안정한 나를 보며 너는 얼마나 위태로웠을까?

그럼에도 그런 나에게 너는 "너에게까지 미안해하고 싶지 않아."

 

나는 늘 사랑받고 싶다고 말했지만 정작 너의 사랑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 같아.

사랑한다 하였지만 사랑이라 부르며 두려움을 보냈어.

아주 오래오래 소중히 대하겠다는 마음으로 만났는데 하나도 그러질 못했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