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른이 되었다는 확신은 없다.
다만 나이가 들며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상대에게 서운한 감정이 줄었고,
불같이 화를 내던 나는 이제 얼음장처럼 차가워진다.
상대를 미워하기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관계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거 같다.
만남보다 이별이 더 많아진 나이.
몇 주 전, 아버지와 통화를 하다
“갈 때는 네가 힘들지 않도록, 잠들었을 때 가야 하는데”라는 말을 들었다.
참 우리가 벌써 이런 대화를 할 나이가 되었다며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를 해나갔었다.
어릴 땐 너무나도 무서웠고 싫었고 미웠던 아버지가 이해가 되기 시작한 나이.
지난날들을 이야기하며 이제는 아버지가 이해되기 시작한다고 했다.
나는 아버지처럼 못했을 거 같다고.
대단하시다고.
통화를 끊기 전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의 얼굴에서 친할아버지가 보이기 시작한 나이.
나는 벌써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