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은 계절이 바뀌기도 전에 피고 지는 꽃보다도 짧았던 시간.
그 짧은 만남 속에서 그녀를 향한 감정의 밀도를 다 채우고 다음을 향해 떠날 준비를 최대한 담백하게 흐르고 있다.
나에게 그녀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었다.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시간의 궤적 속에 그녀가 있었다.
내 인생의 첫 페이지에 새겨진 이름이자,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장식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마침표.
그녀의 발걸음으로 문밖을 나설 때, 나는 나의 세계 전체를 함께 떠나보냈었다.
우리의 연애의 기간이 아닌 나의 사랑했던 시간들을 보냈었다.
후회들이 너무 많았었다.
"지금은 내가 누군 갈 만날 상황이 아니다"
그 말을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걸.
'나는 지금 마음이 온전하지 못해. 그러니 너도 알다시피 나는 너에게 가장 멋진 남사친이 되어주겠다고 했었잖아.
사실 너에게 가장 멋졌던 남자로 남고 싶었던 사람이었었다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욕심을 냈었다.
'나는 이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까?'
이것이 화근이었던 거 같아.
그럼에도 네가 나를 떠나가는 모습에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나는 그래야만 하는 사람이기에 내가 사랑하지 못한다고 해서 나에게 "나만 떠나지 않는다면 행복할 거"라는 너의 말에 기댔던 내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알았다.
사실 사랑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나를 사랑해 달라는 말이었는데 이런 나는, 너에게 어떠한 행복을 줄 수 있었을까?
우리가 만약 헤어져도 나는 너에게 좋은 친구로 남을 거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안 될 거 같아.
에덴의 동산이냐고 물어 웃었던 그 날, 차 안에서 네가 나에게 뽀뽀를 했던 기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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